Editor's Picks
무엇도 그들을 꺾을 순 없다
10월 13일, 오늘은 ‘세계 실패의 날’. 각국에서 학생, 교수, 기업인 등이 모여 실패담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는 날로, 핀란드에서 2010년부터 시작됐어요. 좌절할 것을 두려워해서 물러서는 게 아니라, 실패를 기념하고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자는 취지인데요.
아티스트 중에서도 역경을 극복하고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의 성공 뒤에 숨겨진 어둡지만 당당한 과거를 소개합니다.
𝟏 | 월트 디즈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디즈니는 어려운 형편에도 그림을 배우며 전업 화가가 되기로 해요. 하지만, 시작부터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신문사 만화가로 지원했지만 거절당하고, 형의 소개로 들어간 광고 회사에서는 '그림에 재능이 없다'며 한 달 만에 해고되고 말아요. 스튜디오는 파산하고, 겨우 만난 첫 흥행 캐릭터 '오스왈드 래빗'은 배급사에 통째로 도둑맞아요.
역경은 계속됐지만, 디즈니는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 개발에만 매진합니다. '꿈을 좇는 용기가 있다면 모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마음 덕분이었을까요. 마침내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를 만납니다.
𝟐 | 프랜시스 베이컨
‘20세기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란 수식어가 붙는 프랜시스 베이컨. 어렸을 땐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고 성적 지향을 이유로 쫓겨납니다. 베이컨은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요. 1934년 런던에서 연 첫 개인전에서는 한 점도 팔지 못하고 혹평을 받아요. 실망한 베이컨은 자괴감에 휩싸여 작품 대부분을 파괴해 버려요.
하지만 그는 다시 붓을 잡습니다. 아버지의 학대, 성소수자로서 경험한 사회를 떠올리며 암울하고 섬뜩한 화풍을 만들었고 결국 예술계의 인정을 받아요. 살아있는 동안 런던 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 정도로 말이죠.
𝟑 | 앙리 마티스

/ 우: 앙리 마티스, ‘어릿광대(The Clown)’, 1943 ©MoMA
프랑스 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는 젊은 시절 피카소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어요. 하지만, 72세에 십이지장암을 진단받고 큰 수술을 겪으며 급격히 쇠약해집니다. 걸을 수 없었고, 붓을 들기도 힘들어졌죠. 폐도 나빠져 더 이상 유화 물감을 가까이할 수 없었어요.
평생 해온 작업을 멈추게 되었지만, 마티스는 좌절하지 않아요. 그 대신 색종이와 가위를 들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도 종이를 오려 붙이며 콜라주 기법의 작품을 완성해 냅니다. 그릴 수 없다면 오리겠다는 의지로요. 마티스는 훗날 자르고 붙이는 과정이 ‘선’과 ‘색'에 대한 오랜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𝟒 | 찰스 M. 슐츠

75개국 연재, 3억 명 이상의 구독자를 기록한 전설적인 만화 <피너츠>의 작가 찰스 슐츠. 어린 시절엔 작은 체구와 수줍은 성격으로 따돌림당하기 일쑤였어요. 외톨이로 지내며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성적도 꼴찌를 맴돌았고요.
그런 슐츠가 유독 좋아한 것은 바로 만화. 자신처럼 소심하고 겁 많은 캐릭터를 사용해 작품을 그리기 시작해요. 처음엔 평범한 등장인물 탓에 여러 신문사에서 연재를 거절했다는데요. 우여곡절 끝에 게재된 만화는 오히려 그 ‘평범함' 덕분에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를 위로하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