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Now
exhibition
이 꽃이 진짜라고?
3월 초에 막을 내린 <프리즈 LA>에서 그림을 완판하고 돌아온 국내 아티스트가 있어요. 작가 김성윤의 🌷꽃 정물화 연작 <Arrangement>를 포함한 20여 점이 시작 2시간 만에 모두 팔린 겁니다. 함께 참가한 갤러리현대는 오직 그의 작품으로만 부스를 꾸렸는데요. 1985년생 젊은 작가를 단독으로 내세운 최초의 사례라고 하죠.

화려한 꽃꽂이만큼 다양한 형태의 화병도 눈길을 끕니다. 모두 한국 도예가 유의정의 작품으로, 농구공 모양 청자나 패턴과 브랜드 로고를 새긴 도자, 물감이 흘러내리는 백자처럼 전통 자기에 현대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덧입힌 것이 특징이죠. 이번 페어에는 화병으로 등장하는 도자기 일부가 그림과 함께 전시되기도 했어요.

우: Jan Brueghel the Elder, ‘Flowers in a Wooden Vessel’
김성윤은 19세기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 Éduard Manet와 17세기 정물화 거장 얀 브뤼헐 Jan Brueghel, 얀 반 하위쉼 Jan van Huysum의 꽃 그림을 보며 과도한 풍성함과 화려함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브뤼헐과 하위쉼은 개화 시기와 피는 장소가 제각각인 꽃을 한 화면에 담아 시공간을 초월했어요. 작가는 이 지점을 재해석합니다. 구글에서 꽃 이미지를 수집한 뒤,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합성하고 재배치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방식으로요. 작가가 그린 꽃에 각종 미술사와 서적에서 수집한 꽃이 더해져 그 화려한 모습이 배가 되죠.

우: 김성윤, ‘Flowers in the Neo-Celadon Ball-Shaped Bottle’
그림 속 꽃은 회오리치거나, 풍선처럼 표현되고, 모자이크 뒤로 숨겨지거나, 연기처럼 흩어집니다. 모두 현실에서 재현할 수 없는 생경한 모습이죠. 현실과 디지털 세계가 조화롭게 엮인 김성윤의 꽃꽂이와 미술사 속 거장의 정물화를 비교하면서 서로 비슷하고, 다른 지점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