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nail

exhibition

야무지게 골라 담은 1월의 전시

 

올해 23회를 맞이한 미술대상전부터 위로와 희망, 평온의 메시지를 보내는 전시까지. 2024 새해 첫 전시로 손색없을 멋진 작품에서 좋은 기운 몽땅 받아 가세요.


 

❶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 

 

박웅규, ‘더미’ / 이미지 출처: 송은


미술계는 젊고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기 데 언제나 관심을 두고 있죠. 그 노력 중 하나로 2001년부터 매년 열려 온 <송은미술대상전>이 올해로 23회째를 맞았어요. 5백 명이 넘는 지원자 중 20명의 작가가 본선에 올랐고, 작품은 전 층에 걸쳐 건물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전시 기간 최종 심사를 거쳐 대상 수상작을 가리게 될 텐데요. 회화와 조각, 설치, 영상 그리고 사운드까지 다양한 매체를 충분히 활용한 작품들은 동시대 현대 미술의 모습과 매해 달라지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어요. 새해 선물처럼 풍성하게 구성된 작품 사이를 거닐며 과연 어느 작가가 대상을 받을지 마음속으로 점쳐 보는 것도 즐거운 관람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참, 도슨트 투어는 사전 예약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하고 있어요. 작품과 깊고 진한 만남을 원한다면 적극 권장합니다.
 

전장연, ‘곡선 연습’ / 이미지 출처: 송은

주소|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41 송은
일정|~2024. 02. 24


 

❷

<내 모든 날과 그때>

 

(왼쪽 부터) 성태진, ‘수렵도', ‘절교' / 이미지 출처: 이길이구 갤러리

 
‘태권브이'가 갑옷을 벗고 ‘츄리닝’을 걸쳤다? 작가 성태진은 우리의 인간성을 탐구하며 공감이 되는 모든 것을 작업 대상으로 여기는데요. 이번엔 영웅의 모습에서 현실 속 존재가 된 애니메이션 로봇을 중심으로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결정적 순간의 가치를 재조명합니다. 작가는 나무판에 글과 그림을 하나하나 새긴 뒤 다양한 원색으로 이미지와 텍스트를 선명하게 칠해요. 목판화로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독특한 형태의 회화가 되죠. 그가 작업하는 방식은 과거 대장경을 새기며 마음에 품은 호국 정신을 현대 미술에서 답습하는데, 이는 작가 개인적 염원과 한국 정신 문화를 예술 속에서 연결 지으려는 의도죠. 동양 세계관, 특히 수묵산수와 문인화에 깊은 관심을 두는 작가는 태권브이 주변으로 우리의 문화적 상징을 배치해요. 태권브이와 한국 전통 문화가 만난 회화와 설치 미술 50여 점. 츄리닝을 걸친 배 나온 영웅이 관람객에게 이야기를 청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소|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35 이길이구 갤러리
일정|~2024. 1. 13


 

❸

<정지현: 행도그>

 

이미지 출처: 아트선재센터


도시에서 마주하는 기물과 폐기된 산업 자재를 재료로 조각의 기능을 탐구하는 정지현의 전시입니다. 행도그 Hangdog란 낙심하거나 풀이 죽은 상태를 묘사하는 단어인데 클라이밍에서는 매달린 자리에서 쉬었다가 등반을 이어간다는 뜻으로 사용돼요. Hang과 Dog가 결합해 Hangdog라는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진 것처럼 작가는 예상 밖의 물질이 합쳐지거나 사물의 원래 모습에서 멀어져 뜻밖의 결과를 만드는 현상을 추적해요. 예로, 전시장을 환히 비추는 ‘더블데커'는 7미터 높이 폐간판을 해체해 만든 조각인데요. 무언가를 선전하기 위한 도구로서 간판의 기능과 역할을 상실한 대신 전시장에서는 스스로 빛을 내는 조명이 됩니다. 아트선재센터의 지난 전시 구조물도 폐기 예정이었지만, 작가는 다시 전시장으로 불러와 다른 조각과의 관계를 살피며 곳곳에 배치했죠. 그녀는 같은 자리에서 동일한 풍경을 반복적으로 바라보거나 용도 폐기되는 도시의 산물을 발견할 때 그 대상이 다른 무언가가 될 수 있을지 상상한다고 해요. 새로운 조건과 시간, 작가의 감각에 의해 다시 실재하게 된 조각이 어떤 신선한 모습으로 여러분을 맞이할지 궁금하지 않나요? 

주소|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아트선재센터
일정|~2024. 1. 21


 

❹

<Flow>

 

성연화, ‘Flow’ / 이미지 출처: 갤러리조은


오래된 것에서 따스함을 느끼는 성연화 작가의 개인전입니다. 한지를 사용한 작품임에도 색이 짙고 옅어짐이 반복되며 강한 질감이 느껴지는데요. 거친 한지를 태워 캔버스 위에 얹고 겹겹이 색을 더해 파라핀 코팅으로 마무리하는 과정이 각 물질의 촘촘한 밀도와 질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에요. 작가는 작품이 전달하는 이야기에 힘이 있다고 여겨요. 특히 자아의 기억 속 평온했던 시간과 기억을 타자에게 전달하고자 하죠. 디지털 사회에서 느끼기 어려운 고요한 공간 속에 차곡차곡 쌓여 가는 시간과 개인적인 감정을 추상화로 표현해요. 오랜 시간을 들여 한지를 태우고 파라핀으로 처리하는 걸 고집하는 이유는 ‘아날로그’의 아름다움에 대한 작가의 믿음이 있기 때문일 거예요. 붓을 사용한 필체가 돋보이는 연작 ‘Identity’와 한지 조각을 이은 ‘Piece of Mind’를 포함한 4개 시리즈, 60여 점이 평온으로 촘촘히 채워진 아날로그 미학을 선사합니다. 
 

성연화, ‘A Piece of the Mind’ / 이미지 출처: 갤러리조은

주소|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3 갤러리조은
일정|~2024. 1. 20


 

❺

<자연/스럽게>

 

올라퍼 엘리아슨, ‘도마달루의 일광 연작(북쪽)' / 이미지 출처: 호암미술관


고즈넉한 풍경 속에 자리한 호암미술관에서 자연과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국내외 동시대 작가 5명이 기후 위기 시대를 관찰하고, 미래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파하죠. 아이슬란드 자연을 소재로 한 올라퍼 엘리아슨의 사진과 로니 혼의 유리 조각은 태초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고요한 자연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포착했고요. 빙하에서 활화산까지 흙, 물, 불, 바람의 세계를 담은 김수자의 영상은 세상을 만드는 기본 요소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유대를 짚었죠. 반면 리크리트 티라바니자의 멸종 동물 기념비는 사라진 동물을 통해서 생태계의 연약한 모습을 보여 주며 인류의 각성을 촉구하며, 문경원의 공원 프로젝트는 국가 간 경계와 학문을 넘나드는 노력만이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리란 생각을 이야기하고요. 그동안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웠던 자연의 가치를 신선한 시각으로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거예요.
 

로니 혼, ‘열 개의 액체 사건' / 이미지 출처: 호암미술관

주소|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562번길 38 호암미술관 
일정|~2024. 1. 21


 

❻

<획>

 

임충섭 ‘wing’ / 이미지 출처: 갤러리현대


20세기 한국 현대미술사 속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 온 예술가 임충섭의 개인전입니다. 전시 <획>은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 작가의 작업 방법이 구축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40여 점을 소개해요. 회화, 드로잉, 조각, 오브제, 설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것이 특징이지요. 또한 작가는 재료 선택에 제한을 두지 않아요. 거리를 걸으며 발견한 나뭇가지와 새 깃털, 공업용 못과 지퍼, 방충망, 나무젓가락, 두루마리 휴지 등 성질과 쓰임새가 제각각인 사물을 한 화면에 담습니다. 이렇게 폐품이나 일상용품처럼 여러 물체를 한데 모아 작품을 만드는 ‘아상블라주 Assemblage'는 작가의 중심 기법이에요. 일상적인 사물은 캔버스 안에서 이질적인 화면을 구성하고 여기서 발생한 충돌은 기존 개념과 규칙을 무너뜨리죠. 대립하는 요소가 서로 교차하고 마주하는 지점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사고를 경험해 보세요. 
 

이미지 출처: 갤러리현대

주소|서울 종로구 삼청로 14 갤러리현대 
일정|~2024. 1. 21

에디터 김래은
Tag
전시
아티스트
나들이

Discove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