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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비.프레임이 고르고 고른 12월의 전시

 

벌써 2023년의 마지막 달! 아티스트가 꾸민 거실부터 손끝으로 그려지는 회화,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전시와 함께 연말을 풍성하게 즐겨 보세요.


 

❶

<GOLDILOCKS ZONE> 

 

장종완, ‘Omega Point’ / 이미지 출처: Foundry Seoul


파운드리 서울에서 선보이는 첫 한국 작가의 전시입니다. 장종완(@sangjonja)은 신작 30여 점을 통해 낯설지만, 아름다운 작업 세계를 선보여요. 풍경에 대한 관심을 우주로 확장해 흔히 볼 수 있는 농촌의 모습을 마치 SF영화 속 장면처럼 표현합니다. 서양란을 닮은 독특한 머리모양 등 초현실적인 모티프를 시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전시 제목 ‘골디락스 존'은 영국 전래동화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현재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이나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는 천문학적 범위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돼요. 작가는 ‘골디락스 존’, 즉 이상향의 세계와 욕망이 깃든 낙원을 조합해 아이러니한 풍경으로 표현합니다. 마냥 평화롭고 밝은 그림을 응시하다 보면 평온한 풍경 너머 인간의 기괴한 욕망이 드러나죠.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베리 밀키 웨이’가 눈길을 사로잡아요. 우주 속 은하를 비유한 논밭에 뜬 빨간 베리와 함께 작가의 기묘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장종완, ‘Berry Milky Way’ / 이미지 출처: Foundry Seoul

주소|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로 223 파운드리 서울
일정|11. 10~12. 23


 

❷

<후르츠 Furutsu>

 

최가영, ‘블루 하와이’ / 이미지 출처: @갤러리 조선

 
최가영(@studio_kayoung)이 과즙미 가득한 개인전을 열어요. 작가는 경험의 공백으로 낯설게 보이는 대상을 작업 소재로 골라 왔어요. 이번엔 느껴본 본 적 없는 이국적인 환상의 연출물로 사용되는 열대 식물이 주재료입니다. 제목 ‘후르츠’는 과일 Fruits의 일본식 발음이에요. 통조림 ‘후르츠 칵테일’처럼 과일 풍미를 흉내 낸 가공식품이 후르츠로 불리는 데서 착안했죠. 작가는 생존을 위해 더 달콤해지고, 더 화려한 색을 입은 모습이 우리가 현실을 살아가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해요. 따라서 ‘후르츠’란 특정 시공간이나 대상에 대한 환상을 흉내 내며 살아가는 존재와 그 생존법을 아우르는 표현이 되죠. 그림 속 과일은 몽환적이고 탐혹스러운 모습으로 달콤한 향을 내고 있어요. 짙게 절인 통조림 속 과일을 닮아 베어 물면 신선한 과즙 대신 합성 착향료 가득한 액체가 흐를 것 같은데요. 작가가 느꼈던 ‘과일 본연의 풋내 위에 덧씌워지는 인공적인 단맛’을 입은 열대 과일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주소|서울 종로구 북촌로 5길 64 갤러리 조선
일정|11. 28~12.19 


 

❸

<케이채의 모험>

 

이미지 출처: Leica


지구의 색을 담는 포토그래퍼 케이채(@kchae)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는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과 색으로 가득 찬 풍경, 두 번 다신 없을 순간을 포착해 왔어요. 이번 여정은 그리스에서 시작해 카자흐스탄까지 이어졌습니다. 지난 5개월의 시간이 사진 66점에 담겼죠. 탐험 정신과 예술가의 시선이 어우러진 작품은 서울에 위치한 라이카 갤러리 6곳에서 각기 다른 소주제를 가지고 전시됩니다. 차례로, 긴 여정 중에 우연한 만남으로 담아낸 사진을 고르고 모은 ‘A Chance Encounter’, 땅이라는 뜻의 ‘스탄’으로 끝나는 이름을 가진 중앙아시아 나라들의 풍경과 문화를 옮긴 ‘Stan’, 북극권 지역에서 느낀 자연의 온기를 표현한 ‘Northern Times’, 그리스 섬의 풍광과 분위기를 묶은 ‘Between the Seas of Gods’, 서울 거리에서 만난 우산의 색과 감정을 담은 ‘Seoul Umbrella’죠. 세계 곳곳을 홀로 방랑하며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기상천외한 모험 끝에 작가가 셔터를 누른 순간을 인화된 사진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순간입니다. 
 

(왼쪽부터) 케이채, ‘Nomads', 'Yurts of Summer’
이미지 출처: K.Chae

주소|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20 B동 G층 라이카 스토어 청담 외 5곳
일정|2023. 11. 3~2024. 1. 5


 

❹

<파자마>

 

마뉴엘 솔라노, ‘Big Bird’ / 이미지 출처: 페레스 프로젝트


멕시코 출신 작가 마뉴엘 솔라노의 국내 첫 전시가 열립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을 반추하며 살아난 기억 조각을 끼워 맞춰 생생한 이미지로 조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전시 대부분을 구성하는 신작은 정지된 화면을 확장해 놓은 듯한 회화와 어릴 때 모습이 담긴 90년대 가족 캠코더 녹화본을 재구성한 영상 작품으로 이루어집니다. 작가는 2014년 HIV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은 후, 캔버스를 프레임에 끼우지 않고 벽 위에 그대로 걸어 놓고 작업해요. 그 위에 못과 핀, 줄을 사용해 선과 영역을 만들고 채색합니다. 오직 손의 감각을 따라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은 작가의 고유한 작업 스타일이 되었죠. 솔라노는 어린 시절 기억으로 만든 작품을 통해 과거의 경험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자신을 흔들고 있음을 얘기해요. 특정 기억이 오래 남아 머릿속을 굴러다니는 경험은 아티스트 개인을 떠나 관람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일 거예요.
 

영상 ‘As A Child'와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페레스 프로젝트

주소|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37 페레스 프로젝트
일정|2023. 11. 30~2024. 1. 14


 

❺

<데코·데코: 리빙룸 아케이드>

 

이미지 출처: 일민미술관


공간을 바꾸는 에너지를 전파하는 매거진 ‘엘르 데코'가 미술관을 거실로 만들었습니다. 인테리어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공간을 가지고 20명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각각의 개성을 뽐냈죠. '리빙 Living'은 단어 그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하고, 생활과 이어진 사물이 온종일 ‘머무르는’ 무대이기도 해요. 사적인 공간인 집에서 가장 사교적인 장소가 되는 거실의 열린 기능을 살피고, 방과 방 사이에 위치해 각 공간을 연결해 주는 역할도 탐색합니다. 미술관 각 층은 ‘만남의 장소', ‘장식과 양식', ‘오늘의 풍경'이란 주제로 미로처럼 이어져요. 함께 출시하는 2023년 겨울호 <엘르 데코 북 에디션: The Living Rooms>에선 전시를 준비하며 주거 미학을 고민한 아티스트의 인터뷰, 각자의 사연과 취향이 담긴 거실 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여러분에게 ‘리빙'룸은 어떤 공간인가요? 
 

이미지 출처: @elledecorkorea

주소|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일정|11. 25~12. 31 


 

❻

<여행>

 

이미지 출처: 스페이스 K


유이치 히라코(@yuichihirako)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요. 사람의 몸에 나무 머리, 사슴뿔을 단 캐릭터 '트리맨'으로 인간과 자연의 연결성을 시각화하죠. 트리맨은 이번 전시에서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식물과 함께 여정을 떠났는데요. 강가, 숲속, 방 안에서 다 함께 어울리는 장면은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처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어 여러 각도에서 자연을 느껴볼 수 있게 해요. 인간 중심의 단일 시각에서 벗어나 자연을 바라보는 다각적인 태도를 반영하는 듯하죠. 전시장엔 관람객이 아니어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작품 하나가 있어요. 바로 ‘핀볼 머신!’ 작가가 만든 다양한 색의 피규어를 뽑아볼 수 있어요. 미술관의 문턱이 높다고 느끼는 관람객이 전시를 더 쉽고 재밌게 즐기길 바라는 아티스트의 마음이 담겼죠.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12월, 트리 꾸미기를 마쳤다면 ‘트리맨'이 떠난 여정 역시 함께해 보세요.
 

이미지 출처: 스페이스 K

주소|서울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스페이스 K
일정|2023. 11. 16 - 2024. 2. 4

에디터 김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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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아티스트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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